|[인터뷰] 피부과 전문의 문정윤 원장|여드름, 호르몬 영향 많이 받는 질환 중 하나|자극에 약한 여드름, 직접 압출은 위험여드름은 과다하게 분비된 피지가 모공을 막으면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보통 피지 분비가 왕성해지는 여름에 심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여름 못지않게 겨울에도 여드름 발생이 빈번하다. 차고 건조한 공기로 인한 자극과 신진대사 저하로 피부 각질층이 두꺼워져 피지가 잘 분비되지 못해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 문정윤 원장(리원피부과)과 여드름 발생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성인인데 여드름이? 스트레스와 생활 습관 점검해봐야털을 만드는 모낭 옆에는 피지를 생성하는 피지선이라는 기관이 있다. 이 피지선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여드름이라고 한다. 여드름은 피지선이 많이 있는 부위인 얼굴이나 가슴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문정윤 원장은 "여드름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라며 "유전적인 가족력뿐만 아니라 호르몬, 화장품, 식습관, 스트레스 등 매우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해서 여드름을 유발한다"라고 밝혔다.사춘기가 되면 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호르몬의 자극에 의해 피지선이 활성화되면서 여드름이 많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피지 생성량이 많아지고 모낭 입구의 비정상적인 각질화로 인해 모낭이 막히면 모낭 안쪽에 피지가 쌓인다. 이때 모낭 안에 고여 딱딱해진 피지 덩어리를 면포라고 한다. 여기에 큐티박테리움 아크네스(c. acnes)라는 여드름균이 침투하여 염증 반응을 유발하면, 빨갛게 곪거나 튀어나오는 염증성 또는 화농성 여드름이 된다.
"보통 여드름은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지만 요즘은 성인 여드름도 많습니다.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여드름이나 성인 여드름이나 기본적인 여드름 발병 기전은 동일하거든요. 다만,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여드름은 사춘기 때 증가하는 남성호르몬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성인 여드름은 스트레스나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성인 여드름은 전반적인 생활 패턴의 교정 없이는 쉽게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여드름 치료 반응도 떨어지고, 재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드름이 생겼다? 단 음식이 원인일 수도문 원장은 시기별로 나타나는 여드름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며, 부위에 따라 발생 원인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사람에 따라, 부위에 따라 피지 생성량 및 피지가 피부 안에 쌓이는 정도가 다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여드름이 잘 나타나는 부위가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여드름이 발생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해요. 예를 들어, 이마나 헤어라인 위주로 여드름이 생긴다면, 앞머리에 의한 자극이나 헤어 스타일링 제품에 의한 자극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얼굴의 가장자리라면, 클렌징을 꼼꼼하게 하지 않아 남은 노폐물의 영향일 테고요. 턱이나 입 주변에 생기는 여드름은 면도, 마스크, 치약, 립 제품 등에 대한 자극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음식도 여드름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gl 지수가 높은 음식'은 igf-1이라 불리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은 여드름 병인에 중요한 모낭 각화, 피지선 증식, 피지 생성을 촉진하여 여드름을 유발한다. gl지수가 높은 대표적인 음식은 바게트, 베이글, 케이크, 탄산음료, 스파게티, 피자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우유 및 우유에서 유래된 유제품 또한 igf-1이나 안드로겐과 같은 호르몬 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어 여드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여드름에 좋은 음식도 있는데, 생선에 존재하는 오메가3와 감마리놀렌산은 여드름 염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여드름은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중년 여성이 폐경하면 여드름이 나지 않을까? 문 원장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여드름의 유병률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의 양이 줄고,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의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여드름이 더 나는 경우도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직접 압출은 위험... 바르거나 먹는 약으로도 호전 가능여드름은 자극에 예민하다. 집에서 직접 압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자극에 의해 여드름은 더 악화되기도 한다. 무리해서 여드름을 압출하면 안 되는 이유다.문 원장은 "손을 제대로 씻거나 소독하지 않고 짤 경우, 손에 묻어 있는 세균에 의해 이차적인 모낭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라며 압출을 원한다면 반드시 전문 병원에서 올바르게 압출할 것을 권했다. 덧붙여 압출할 때 주의해야 하는 부위도 설명했다."코 주변 피부는 피지 생성량이 월등히 많습니다. 염증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난다는 이야기죠. 잘못 건드리면 심한 염증 반응으로 주변 조직에 손상이 생기고, 이는 자국이나 패인 흉터로 이어집니다."
한번 생긴 자국이나 흉터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뿐더러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드름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드름이 이미 생겼다면, 조기부터 적극적으로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드름 흉터는 대부분 패인 위축형 흉터로 발생한다. 조기에 병원을 찾는다면, 패인 흉터를 다시 채워주는 시술 치료를 받으면 된다. 만약 흉터가 오래되거나 튀어나온 비후성 흉터라면, 혈관 레이저와 흉터 주사 등을 통해 튀어나온 부분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시술 치료뿐 아니라 먹거나 바르는 약으로도 치료에 도움 받을 수 있다. 문정윤 원장은 "바르거나 먹는 약은 여드름 치료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압출 없이도 바르거나 먹는 약만으로도 여드름이 호전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피지가 오래 모낭 안쪽에 머물러 있을수록 염증반응이 길어진다. 이런 경우에는 재발이 잦고 치료도 오래 걸린다.
여드름 예방의 첫 걸음은 생활 습관 개선"여드름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지가 피부 속에 쌓이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입니다. 하루 두 번 피부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깨끗하게 세안하고, 두꺼운 메이크업보다는 가벼운 메이크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여드름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하고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여드름 악화를 예방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술, 담배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부가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자외선은 여드름 후에 발생하는 색소침착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여드름은 증상과 정도에 따라 빠르게 호전될 수도, 계속 재발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의 정도와 피부 상태에 따라 전문가와 구체적인 치료 플랜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상당 부분 여드름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생활을 점검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