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자외선 지수는 겨울보다 2배 이상 높다. 강한 자외선은 피부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키며 점이나 검버섯, 기미, 주근깨 등의 다양한 색소질환의 발생 원인이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점'은 처음에는 작은 크기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확대되거나 색이 진해지며, 피부 안쪽으로 뿌리가 깊어지기도 한다. 크기나 위치에 따라 전체적인 얼굴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점을 제거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제거 후 점이 다시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무슨 이유일까?
도대체 점은 왜 생기는 걸까?흔히 '점'이라고 하면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의학적 의미에서 점은 점 세포로 이루어진 모반만을 뜻하며, 의학 명칭은 소형 색소성모반이다. 태어날 때부터 점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생후 5년 사이에 발생한다. 점은 전신에 고루 나타나지만 그중에서도 얼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사람의 피부 색을 결정하는 것은 표피 중 각층 밑에 있는 점막층의 멜라닌 색소이다. 점은 보통 진피와 표피 두 층 중 진피에 색소가 모여 발생하며, 일종의 피부 기형이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천승민 원장(오라클피부과의원)은 "점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색소형성 세포인 멜라닌 세포의 발생학적 이상이나 유전적인 요소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일반적으로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면 제거하지 않아도 되지만 △점점 커지거나 △개수가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 △가렵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색깔이 이상해지거나 △염증이 생긴 경우 △궤양이 발생한 경우에는 점이 아닌 피부 암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점은 대부분 레이저로 제거할 수 있으며, 레이저 치료 전 조직 검사가 필요하거나 수술적 제거가 더 나은 경우도 있어 제거 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점마다 다른 생명력… 뿌리 있으면 다시 자라점은 조직학적 이유로 표피에 있는 것부터 아주 깊이 있는 점까지 다양하며 점에 따라 색상도 가지각색이다. 표피에만 있는 점은 한 번의 치료로 충분히 없을 수 있으나, 깊이 있는 점은 아래에서 점 세포가 다시 올라오기 때문에 제거가 쉽지 않다. 즉, 치료 후 점이 다시 생기는 경우는 점이 재발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점의 뿌리 부분이 자라서 올라온 것이다.
점은 멜라닌 색소의 유전적 영향으로 만들어지지만, 그렇다고 꼭 검은색인 것은 아니다. 혈관에 문제가 있을 때는 붉은색, 점이 깊은 곳에 생기면 푸른색, 멜라닌 색소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흰색 등 다양하다. 따라서 피부 조직과 더불어 멜라닌 색소 상태에 따라 점을 빼는 시술을 받으면 된다.
과거에는 점을 빼기 위해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레이저 시술이 보편화되면서 보다 간단한 방식으로 점 제거가 가능해졌다. 3mm 이하의 점은 1회 시술만으로 말끔하게 제거되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러나 크고 튀어나온 점은 피부의 안쪽 층까지 깊이 뿌리내린 진피 내 모반일 확률이 크다. 이 경우 2달 이상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레이저 시술을 진행해야 흉터를 최소화하고 재발 없이 뿌리 뽑을 수 있다. 또 입술점이나 눈꺼풀 점 등 얼굴 점은 예민한 부위이므로 숙련된 피부과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것이 좋다.
점 뺀 후 관리가 중요… 특히 자외선 조심해야시술 방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점을 뺀 후의 관리이다. 점 뺀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색소침착으로 오히려 점이 더 진해질 수 있다. 레이저 시술은 고 에너지의 레이저 광선으로 점을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이후 상처가 남기 때문에 치유되는 과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치료만큼이나 중요하다. 상처가 치유되려면 전신 건강 상태가 좋아야 하므로 충분한 휴식과 수면, 영양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음주와 흡연은 상처가 아무는 것을 더디게 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상처를 자꾸 만지면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술 부위에 손을 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점을 빼고 난 후 약 3~4일간은 물에 닿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물에 닿으면 세균 감염으로 곪을 수 있기에 물이 닿은 직후에는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주어야 색소를 남기지 않고 점을 최대한 빨리 없앨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20~30인 것을 사용하도록 하고, 딱지가 떨어진 후 즉시 발라야 하며, 2시간마다 위에 덧발라주면 더 효과가 좋다. 또한 점의 크기가 클 경우, 자외선이 더욱 강해지는 여름이 오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천승민 원장 (오라클피부과의원 피부과 전문의)